고향 주거 빈곤 청소년 가정에 100가구 ‘통 큰 기부’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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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출신 오태원 계담종건 대표
시유지에 자비 110억 원 들여
전용 30~50㎡ 100여 가구 시공

양산시는 1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부산 북구 소재 본청건축사사무소와 (주)계담종합건설인 대표인 오태원 씨와 ‘공공주택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김태권 기자 양산시는 1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부산 북구 소재 본청건축사사무소와 (주)계담종합건설인 대표인 오태원 씨와 ‘공공주택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김태권 기자

경남 양산 출신 건설사 대표가 고향의 주거 빈곤 청소년을 위해 100여 가구의 공공주택을 기부한다. 110억 원 상당을 투입해 집을 짓는 통 큰 기부는 지역사회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양산시는 13일 양산시청 대회의실에서 부산 북구 본청건축사사무소와 양산시 물금읍 (주)계담종합건설 대표인 오태원(63) 씨와 ‘공공주택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오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아들 결혼식 때 내건 공약을 실천하게 됐다”고 기부를 결심한 사연을 밝혀 화제가 됐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오 대표는 양산시가 제공하는 시유지 4000㎡ 부지에 전용면적 30~50㎡ 소규모 공공주택 100여 가구의 시공을 맡는다. 공공주택 시공비가 1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지금껏 양산시 기부금 중 최대 금액이다.

김일권 양산시장이 13일 공공주택 100여 가구를 건립해 기부키로 한 부산 북구 소재 본청건축사사무소와 (주)계담종합건설인 대표인 오태원(63) 씨에게 시민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김태권 기자 김일권 양산시장이 13일 공공주택 100여 가구를 건립해 기부키로 한 부산 북구 소재 본청건축사사무소와 (주)계담종합건설인 대표인 오태원(63) 씨에게 시민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김태권 기자

양산시는 인허가 등 12억 원 상당의 행정 지원을 한다. 당장 내년 상반기 중 시의회에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을 시작으로 공공주택 인허가 절차에 착수한다. 공공주택 건립 승인은 국토교통부 소관으로, 인허가 과정에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여 오는 2024년 말 입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부산 북구에 살지만 양산 물금읍 가촌리가 고향인 오 대표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이웃을 돕는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다. 그는 “돈을 벌게 되면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내가 지은 집에서 성장한 청소년들이 언젠가 더 큰 기부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성지공고 건축과를 졸업한 오 대표는 돈을 벌기 위해 낮에는 건축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생활을 계속했다. 이후 건축사 등 10여 개의 자격증도 취득했다. 토목 분야 최고 자격인 토목시공기술사는 물론 건설안전기술사도 취득했다.

돈을 벌기 시작하자 자신과의 약속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직접 지은 빌라 건물 두 가구를 검정고시생 등에게 무료로 임대하는 것을 시작으로, 무료로 경로당을 건립해주는 등 20여 년 전부터 이웃을 돕고 있다. 2017년 부산에서 129번 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특히 오 대표는 6년 전 아들 결혼식에서 스스로 기부 약속을 지키려고 하객들에게 “5~6년 후 10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아픈 기억을 되새겨 공공주택 건립을 생각했고, 6년 만에 약속을 실천하게 돼 정말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부산 북구체육회장을 맡고 있는 오 대표는 공공주택의 70~80%를 주거 빈곤 청소년들이 쓰길 원한다. 양산시도 이에 동의하고 나머지 주택은 생계, 의료급여 수급자나 가정위탁 세대 등 어려운 이웃에게 임대하기로 했다.


양산시는 1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부산 북구 소재 본청건축사사무소와 (주)계담종합건설인 대표인 오태원(63) 씨와 ‘공공주택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시의원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태권 기자 양산시는 1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부산 북구 소재 본청건축사사무소와 (주)계담종합건설인 대표인 오태원(63) 씨와 ‘공공주택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시의원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태권 기자

김일권 양산시장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어려운 이웃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기부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공공주택 건립을 위한 시유지를 물색하는 등 최적의 장소를 서둘러 확정하고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착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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